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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및 정보

일본 서민들의 '슬기로운 방어 소비' 생활, 한국과 비교해보니

by 푸름씨입니다 2025. 7. 10.

 

계속되는 엔저와 물가 상승, 일본 서민들의 지갑은 안녕할까요? PB상품, 교무슈퍼, '포이카츠'까지. 일본인들의 슬기로운 '방어 소비' 생활과 2025년 현재의 소비 트렌드를 샅샅이 분석해 드립니다.

"역대급 엔저", "멈추지 않는 물가 상승"… 최근 몇 년간 일본 경제 뉴스를 장식한 헤드라인입니다. 한국 여행객에게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일본'이라는 인식을 주지만, 정작 일본에 사는 서민들의 체감은 사뭇 다르죠. 수입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월급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그렇다면 일본 사람들은 이 시기를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을까요? 무작정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을 넘어, 그들만의 '슬기로운 방어 소비'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오늘은 2025년 현재, 일본 서민들의 장바구니와 소비 습관에 나타난 흥미로운 변화들을 들여다보겠습니다. 😊

 

1. 브랜드보다 실속! PB 상품의 전성시대 🛒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PB(Private Brand) 상품'의 부상입니다. PB 상품은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유통업체가 직접 기획하고 판매하는 자체 브랜드 상품이죠. 한국의 '노브랜드'나 '홈플러스 시그니처'를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유명 브랜드 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자,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보장되는 PB 상품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일본 최대 유통업체 이온(AEON)의 '톱밸류(トップバリュ)'나 세븐일레븐의 '세븐 프리미엄(セブンプレミアム)'은 식품부터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큰 인기를 끌며, 이제는 '가성비'를 넘어 '믿고 사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예전에는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선택이었다면, 지금은 '현명하고 합리적인' 소비의 상징이 된 셈이죠.

 

2. 일단 싸고 양 많게! '교무 슈퍼'와 '드럭스토어'의 역습 📦

소비자들의 발길은 '디스카운트 스토어'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교무 슈퍼(業務スーパー)'가 있죠. 이름처럼 본래 식당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용량 식자재 마트였지만, 지금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가성비 성지'로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냉동식품, 대용량 소스, 저렴한 수입 과자 등을 구매해 식비를 절약하려는 사람들로 항상 붐빕니다.

의약품뿐만 아니라 저렴한 과자, 음료, 생필품까지 판매하는 '드럭스토어' 역시 중요한 쇼핑 채널이 되었습니다. 정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품이 많아, 슈퍼마켓에 가기 전 드럭스토어에 먼저 들러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3. 티끌 모아 태산! '포이카츠(ポイ活)'의 일상화 💰

'포이카츠(ポイ活)'는 '포인트 활동(ポイント活動)'의 줄임말로, 각종 포인트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생활비를 절약하는 재테크 방식입니다. 한국의 '앱테크'와 매우 유사하죠.

PayPay, 라쿠텐 포인트, T포인트 등 다양한 결제/포인트 서비스를 이용하며 1엔이라도 더 많은 포인트를 적립하고, 적립된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하여 통신비나 공과금을 내거나 외식을 하는 등, 이제 포인트는 일본 서민들에게 '제2의 화폐'나 다름없습니다. 설문조사에 응답하거나 광고를 시청하고 포인트를 쌓는 등, 적극적으로 '포인트 벌이'에 나서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습니다.

 

4. 외식은 줄이고, 중고는 늘리고 🍽️♻️

계속되는 물가 상승은 구체적인 생활 습관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외식 감소'와 '중고 거래 활성화'입니다.

  • 외식 대신 집밥: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집밥(内食)'의 비중이 크게 늘었습니다. 외식을 하더라도 '사이제리야' 같은 저가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규동 체인점을 찾는 등,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 '메루카리'의 부상: 일본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 '메루카리(メルカリ)'의 성장은 현재 일본의 소비 트렌드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팔아 생활비를 보태고, 필요한 물건은 새것 대신 저렴한 중고품을 구매하는 것이 '창피한 일'이 아니라 '현명한 소비'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자리 잡았습니다.
💡 여행객과 현지인의 체감 차이
한국인 여행객에게 엔저는 일본에서의 쇼핑과 식사를 매우 저렴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 됩니다. 하지만 일본 현지인들은 엔저로 인해 수입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발생하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해,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처럼 여행객의 '체감'과 현지인의 '현실' 사이에는 큰 간극이 존재합니다.

 

한눈에 보는 일본의 '방어 소비' 트렌드 📊

소비 트렌드 핵심 내용 대표적인 예시
PB 상품 선호 유명 브랜드 대신 저렴하고 신뢰도 있는 자체 브랜드 선택 이온 '톱밸류', 세븐일레븐 '세븐 프리미엄'
가성비 채널 이용 대용량, 저가 상품을 구매해 고정비 절감 교무 슈퍼, 할인 드럭스토어
포인트 재테크 (포이카츠) 포인트를 모아 현금처럼 적극적으로 활용 PayPay, 라쿠텐 포인트, T포인트
중고 거래 활성화 불필요한 것은 팔고, 필요한 것은 중고로 구매 중고 거래 플랫폼 '메루카리'

장기화된 엔저와 물가 상승은 일본 서민들의 소비 지도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제 일본인들에게 '절약'은 더 이상 궁상이 아닌, 한정된 예산 안에서 최대한의 만족을 얻기 위한 '현명한 기술'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네요. 🤝